스페인 국가대표팀은 유로 2008부터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까지 모두 석권하며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대업적을 달성했다.
이 중심에는 차비와 이니에스타 외에도 유로 2008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에 큰 공헌을 하며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스페인 국가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 다비드 비야이다.
그렇다면 다비드 비야가 어떤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아보자.
먼저 다비드 비야의 최고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라인 브레이킹, 상대의 수비라인을 부수는 능력이다. 쉽게 말해 침투 능력.
비야의 라인 브레이킹이 특별한 이유는 그 타이밍에 있다.
일단 비야는 팀원이 공을 잡았다고 해서 무작정 침투하지 않는다. 상대 수비수 입장에선 당연히 공격수인 비야를 집중적으로 견제하기에 무작정 침투하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비야도 그걸 알고 있기에 그것을 역이용해서 본인에게 수비수를 끌어들여 팀원이 공을 몰고 올 공간을 확보해 준다.
그리고 곧 수비수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공을 몰고 오는 선수를 막을 것인가. 침투할 타이밍을 재고 있는 비야를 막을 것인가.
보통의 선수라면 직접적으로 공을 잡고 있는 선수를 막을 수밖에 없다. 그게 가장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비야는 노마크 상황이 되고 그 타이밍에 순간적으로 침투해 득점을 기록하게 된다.
비야의 라인 브레이킹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비야는 스트라이커임에도 중앙에만 있지 않는다. 간혹 압박이 적은 측면에 위치해 있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중앙보다 압박이 적은 측면으로 가 별다른 압박 없이 자유롭게 침투할 환경을 만든다.
다음은 비야의 히트맵인데 스트라이커임에도 좌측면에서 뛴 빈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중앙과 측면을 모두 오가기 때문에 상대 수비 조직력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상대 수비수 입장에선 중앙에 위치해 있던 선수가 어느 순간 측면으로 가 침투하기 때문에 어떻게 선수를 마크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비야의 또 다른 최고 장점은 정확한 킥과 침착함이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이나 밖에서 때리는 슈팅들이 모두 위협적이다.
특히나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구사하는 감아차기는 비야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의 정확도가 가히 넘사다.
비야의 슈팅이 위협적인 이유 중 하나는 비야가 양발잡이이기 때문이다. 오른발, 왼발 가릴 것 없이 어느 각도에서든 정확한 킥을 구사해서 수비수 입장에선 매우 부담스럽다.
수비수는 자신이 마크하는 선수가 최대한 주발을 못쓰도록 만들려 노력하는데 비야는 양발잡이이기에 수비수가 어떻게 마크하던 상관없이 어떤 각도에서든 슛이 가능하다. 이처럼 공격수가 양발잡이라는 것은 매우 큰 메리트이다.
비야의 침착함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발휘되는데, 압박이 가장 강한 박스 안에서도 침착하게 한 두 명을 제치거나 수비수가 압박하더라도 매우 정확한 슈팅을 구사하여 득점을 기록한다.
슈팅 타이밍도 예술인데 슈팅을 때릴 각이 생기면 지체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한 슛을 구사한다. 슈팅을 때려야 할 상황에 빠르게 때리지 않는다면 공격찬스를 허무하게 날릴 수 있는데, 비야는 지체 없이 슈팅을 때리고, 또 그 슈팅이 정확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능력들을 바탕으로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윙어로도 기용된다. 라인 브레이킹 능력과 정확한 킥, 수준급의 드리블까지 여러 능력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도 비야의 장점이다.
비야는 또한 단순 피니셔가 아닌 본인이 직접 공격을 주도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측면에서 낮은 밸런스와 탄탄한 기본기를 활용한 드리블로 상대의 수비를 허물거나 연계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기도, 본인이 직접 해결사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등 공격을 주도하는 에이스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최전성기인 발렌시아 시절엔 이렇다 할 플레이메이커가 없어 본인이 직접 공격을 주도하며 라리가에서만 16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5골 1도움을 기록하였고 전체 8골 중 6골에 관여를 하며 공격의 중심으로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스페인의 남아공 월드컵 우승의 일등공신은 차비에스타가 아닌 비야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월드컵에서 비야의 활약이 뛰어났던 이유는 비야가 큰 경기에서의 득점력이 뛰어나기 때문인데 유로 2008에선 조별 리그 러시아전에서 해트트릭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조별 리그 온두라스와의 2차전에서 멀티골을 기록, 16강 포르투갈전과 8강 파라과이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기록했다.
또한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엘 클라시코에서 멀티골을 기록했으며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쐐기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마무리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문제점으로 항상 지적되는 것은 이것이다.
"다비드 비야 같은 공격수가 없다."
그렇다. 스페인이 예전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차비와 이니에스타의 부제도 있지만, 비야와 같은 뛰어난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스페인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뛰어난 미드진을 갖추었다고 봐도 된다. 현폼 최강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 명인 로드리와 현재이자 미래인 페드리, 그리고 가비, 세바요스, 메리노 등등 현재 스페인의 장점으로 뛰어난 미드진을 뽑아도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여전히 비야와 같은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는 해결되지 못했다.
그의 빈자리를 아직까지도 메꾸지 못한 것을 보았을 때 그가 스페인 대표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를 알 수 있다.
필자도 스페인 대표팀의 팬으로서 앞으로 비야와 같은 공격수가 다시 나오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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